100대 명산 산행/100대 명산(강원)

[설악산 오색에서 대청봉] 2012-07-07 한여름의 설악산 대청봉(1) 오색에서 설악산 대청봉까지..

화랑(전덕종) 2012. 7. 10. 11:43

고양들메길의 몇몇 벗님들과 함께 한 설악산 산행...


아침 5시 이른 시간, 덕양구청에서 출발하여 8시 40분경 오색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색 주차장에서 베낭을 정리하고 10여분을 한계령에서 양양으로 넘어가는 도로를 따라 걸어 오르면

오색에서 대청봉에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여기에서 부터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한다.


장마비로 계곡에는 수량이 제법 풍부하여 등산객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자 마자 이어지는 끝없는 돌계단 오름길은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자욱한 안개에 가려 하늘 끝까지 이어질 듯하던 계단길 저 끝이 환해지고...


제1쉼터의 멋진 소나무가 등산객을 반긴다.

여기서 잠시 후미를 기다린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함께 가려면 천천히 가라고 했던가...


산행 1.3km를 1시간이 안되 걸었으니 늦은 것은 아니다.

이제 시작일 뿐인데, 계획된 산행을 무사히 마치려면 천천히... 그러나 정지하지 말고... 우보로 뚜벅뚜벅 걷기로 한다.


제1쉼터에서 제2쉼터로 오르는 길 역시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이다.

도대체 이 계단길이 어디에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숨이 차 오른다....


길에서 만난 설악산 다람쥐.... 어떻게 저리 날쌔고 재빠를 수 있을까??

지친 다리로는 따라 오지 못할 지 아는지 사람 앞에서도 여유를 부린다.


제2쉼터로 오르는 길에서, 등산객의 지친 마음을 달래 주는 설악폭포.... 그 맑고 시원한 물줄기가 힘을 돗운다.


각자가 저 마다의 생각을 품고 산을 오른다. 각자의 인생길을 걷듯이....


저 멀리 낮은 곧을 향해 흐르는 계곡물을 보면서...


등산길이나 인생길이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행복이다.


발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가에서 힘을 얻어...


다시 오른다. 어디가 끝일 줄은 모르지만 아직 오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또한 행복일 것이다.


천년을 산 듯한 고목이 우리를 지켜본다.


그렇게 오르다 보면 제2쉼터에 도착한다. 이제 대청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희망으로 다시 오른다.


이제는 계곡길을 모두 올라 능선길로 접어 든 것 같다. 길이 평평해 지면서 한결 호흡이 부드러워 진다. 

대청봉은 그렇게 처음에는 포기를 강요하다가... 포기의 고비를 넘긴 등산객은 포근하게 맞이한다. 



능선길의 함박꽃은 마치 여기까지 오르느라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네는 듯 하다.


드디어 대청봉까지 500m...


앞서 가던 아내가 딴짓하는 나를 기다려 준다.


사람은, 특히 가깝고 소중한 사람은 가끔 이렇게 멀리서 바라 보는 것도 좋다.

그럴 때 우리는, 그 사람에게서 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게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그렇게 3시간 반을 끝없이 오르기만 하던 길이 드디어 대청봉을 만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청봉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대청봉 정상의 넓은 분지는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고양들메길에서는 보지 못한 야생화를 하나 하나 내 추억 속에 담는다. (설악산 야생화는 따로 정리하기로 한다.)


대청봉에서 건너다 보는 중청...

대처와 중청 사이에는 물이 흐르 듯, 그렇게 안개가 흐르고 있다.


그러다 안개가 위로 흩어지면서...


저 아래로 중청 대피소가 모습을 보인다.


마치 가려졌던 커튼을 열듯... 그렇게 설악산은 제 모습을 살며시 보여 준다.




대청봉에서 바라 보는 북쪽 능선...

아마도 공룡능선이 아닐지...



대청봉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이제는 대청봉과 이별하고 한계령 휴게소 방향으로 내려간다.


중청 대피소에서 올려다 보는 대청봉...

뾰족한 듯하면서도 많은 것을 품고 있다. 그 모습과 넉넉한 품을 닮고 싶다....


중청 대피소에서 바라다 보는 공룡능선....



저 연약한 새도 중청까지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소청봉에서 백담사로 이어지는 길은 다음을 기약하며,

한계령으로 방향을 잡는다.